한-벨기에 정상회담, 수교 125주년 맞아 배터리·반도체·중소기업 협력 전면 강화

 


이재명 대통령과 바르트 더 베버르(Bart De Wever) 벨기에 총리가 2026년 6월 10일(현지시간) 브뤼셀 총리관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. (사진 = 대통령실 / 정책브리핑)

핵심 요약

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6월 10일(현지시간) 벨기에 브뤼셀에서 바르트 더 베버르(Bart De Wever)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, 수교 125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데 합의했습니다.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배터리 소재·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, IMEC(아이멕)을 매개로 한 반도체 협력 강화, 중소기업·스타트업 양해각서(MOU) 체결, 한국학·고등교육 교류 확대, 한-벨기에 직항 재개, 한반도 평화 협력이었습니다. 또한 같은 날 오후에는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,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한-EU 정상회담을 갖고 한-EU 디지털통상협정(DTA)에 최종 서명하는 성과까지 거두었습니다.

이번 회담의 6대 핵심 의제를 한눈에 보기


2026 한-벨기에 정상회담의 6대 협력 의제: ①배터리·에너지 ②반도체(IMEC) ③중소기업 MOU ④교육 협력(루벤·헨트) ⑤직항 재개 ⑥한반도 평화. (자체 제작 인포그래픽)


1. 회담 개요 — 취임 후 첫 유럽 순방의 출발점

이번 회담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첫 유럽 순방이자, G7 정상회의(캐나다) 참석을 앞두고 이뤄진 일정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. 대통령은 9일 김혜경 여사와 함께 공군 1호기로 브뤼셀에 도착해 동포 만찬간담회로 순방을 시작했으며, 벨기에 방문 역대 한국 정상 중 교민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최초로 알려졌습니다. 10일 오전 총리 관저에서 더 베버르 총리와 단독·확대 회담을 진행했습니다.

올해는 1901년 한-벨기에 수교 이래 12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. 이를 기념하기 위해 주벨기에·유럽연합 대한민국대사관과 주한 벨기에대사관은 공동으로 공식 기념 로고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.

한국-벨기에 수교 125주년(1901-2026) 기념 로고 디자인 공모전 공식 포스터. (자료 = 주벨기에·유럽연합 대한민국대사관 · 주한 벨기에대사관 공동 주최)

더 베버르 총리는 "한 세기가 넘는 양국 우정을 기념하는 해에 대한민국 대통령을 모시게 되어 매우 기쁘다"고 환영의 뜻을 전했고, 이 대통령은 6·25전쟁 당시 벨기에가 전투부대를 파병해 자유와 평화에 기여한 점에 감사를 표했습니다. 더 베버르 총리는 벨기에가 유엔사(UNC) 회원국으로서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·안정에 지속 기여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.

관련하여 주벨기에·유럽연합 대한민국대사관 공식 페이지에서 수교 125주년 기념 행사 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.  주벨기에·유럽연합 대한민국대사관 바로가기


2. 경제·통상 협력 — 배터리·에너지 전략산업 투자 확대

양 정상은 올해 발효 15년 차를 맞은 한-EU FTA를 토대로 양국이 견고한 경제·통상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점을 평가하고, 특히 배터리 소재와 에너지 분야 양국 기업 간 투자가 지속 확대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.

벨기에 기반 글로벌 배터리 소재 기업의 생산시설 전경 이미지. 한국 기업들의 벨기에 배터리 소재 분야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. (이미지 자료)

이 합의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닙니다. 실제 산업계에서는 이미 의미 있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. 대표적으로 HS효성은 2025년 약 1억 2,000만 유로(약 2,000억 원)를 투자해 벨기에 글로벌 소재기업 유미코아(Umicore)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을 인수하며 실리콘음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했고, LG화학 등도 벨기에 양극재 기업과의 협력·M&A를 검토해 왔습니다. 벨기에는 유미코아·솔베이(사이언스코) 등 세계적 배터리 소재·화학 기업을 보유한 유럽의 핵심 거점으로, 한국의 배터리 셀 제조 역량과 결합 시 시너지가 매우 큰 시장입니다.

향후 양국은 배터리 소재를 넘어 수소·재생에너지·전략산업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확장할 계획입니다.


3. 반도체 협력 — IMEC을 매개로 한 미래 기술 동맹

이번 회담의 또 다른 핵심은 반도체 협력입니다. 이 대통령은 벨기에가 설립·운영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기관 IMEC(아이멕, Interuniversity Microelectronics Centre)에 한국인 연구진 약 120~150명이 파견되어 나노·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음을 언급하며, IMEC을 매개로 한 양국 연구 협력이 지속 확대되어 미래 반도체 기술 발전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.

※ 보도에 따라 한국인 연구진 규모가 청와대 브리핑 기준 '120여 명', 연합뉴스 등 기준 '150여 명'으로 다르게 표기되어 있어 양쪽 수치를 함께 명시합니다.

IMEC은 ASML, TSMC, 삼성전자,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공정(2nm 이하, EUV, 첨단 패키징 등)을 공동 연구하는 허브로,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시대에 한국이 첨단 R&D 네트워크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핵심 통로입니다. 더 베버르 총리는 "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을 둔 한국과의 협력은 벨기에에도 유익한 일"이라며 협력 강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습니다.

IMEC의 연구 분야와 글로벌 협력 현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.  IMEC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


4. 중소기업·스타트업 MOU — 유럽 진출 거점 확보

양 정상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「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발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(MOU)」를 체결했습니다. 이 MOU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.

첫째, 벨기에는 EU의 정치·경제 수도이자 유럽 최대의 물류 요충지(앤트워프 항구, 브뤼셀 공항)로, 한국 중소기업의 유럽 진출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. 둘째, 양국 중소기업·스타트업 간 상호 시장 진출의 거점(landing pad) 기능을 제도화함으로써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 법인화·공동 R&D·투자 유치까지 이어지는 동반 성장 모델을 지향합니다. 셋째, 핀테크·바이오·딥테크 등 벨기에가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한국 스타트업이 유럽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정책적 우산이 마련됩니다.


5. 교육·인적 교류 — 한국학 교수직 설치, 헨트대 송도캠퍼스 확대

교육 분야에서도 두 건의 의미 있는 합의가 도출되었습니다.

하나는 한국국제교류재단(KF)과 벨기에 루벤대학교(KU Leuven) 간 「한국학 교수직 설치 지원 협약서」 체결입니다. 루벤대는 1425년 설립된 유럽 최고(最古)의 명문 중 하나로, 이곳에 한국학 정규 교수직이 설치되면 유럽 내 한국학 연구·교육의 거점이 한층 강화됩니다.

다른 하나는 헨트대학교(Ghent University) 송도 글로벌캠퍼스 내 대학원 과정 신설 추진입니다.

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 전경. 벨기에 헨트대학교는 2014년부터 이곳에서 글로벌캠퍼스를 운영해 왔으며,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학원 과정 신설이 추진된다. (이미지 자료)

헨트대는 2014년부터 인천 송도에 글로벌캠퍼스를 운영해 온 유일한 벨기에 대학으로, 학부 중심이었던 운영을 대학원까지 확장한다는 것은 양국 고등교육·연구 협력이 한 단계 깊어진다는 의미입니다.

아울러 양 정상은 양국 국민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한-벨기에 직항 노선 재개 방안도 지속 모색하기로 했습니다. 현재 인천-브뤼셀 직항은 운휴 상태이며 경유편으로만 연결되고 있어, 직항 복원은 비즈니스·관광·유학 모든 면에서 양국 교류의 병목을 푸는 과제로 평가됩니다.


6. 한반도 평화와 지역 안보

양 정상은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며, 한반도 평화가 국제사회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한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. 이 대통령은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한반도 정책에 대한 벨기에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으며, 더 베버르 총리는 유엔사 회원국으로서의 지속적인 기여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.


7. 같은 날 이어진 한-EU 정상회담 — 디지털통상협정(DTA) 최종 서명

오후에는 제11차 한-EU 정상회담이 이어졌습니다.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,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G7 회의 참석을 계기로 유럽에서 이 대통령을 맞이한 것으로, 한국 정상의 EU 본부 양자 방문은 약 8년 만입니다.

이날 가장 주목할 성과는 한-EU 디지털통상협정(DTA, Digital Trade Agreement)의 최종 서명입니다. 한-EU DTA는 한국이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체결한 양자 디지털 통상협정이며, 5대 교역 상대국과 체결한 최초의 디지털 통상협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.


한-EU 디지털 무역 협정(DTA)의 5대 핵심 조항: 데이터 이전·국경 간 데이터 이동, 개인정보 보호·GDPR 정합성, 사이버 보안·인프라 보호, 온라인 소비자 보호·전자상거래 권리, 스팸 방지 규제·이메일 보호. (자체 제작 인포그래픽)

협정의 주요 내용은 데이터 이전·국경 간 데이터 흐름, 개인정보 보호, 사이버 보안, 온라인 소비자 보호, 스팸 규제, 디지털 무역 원활화 등으로, 2개 조항에 불과했던 기존 한-EU FTA 전자상거래 챕터를 전면 업그레이드합니다.

이 외에도 양측은 다음과 같은 의제를 논의했습니다. 통상 현안으로는 EU가 추진 중인 철강 관세쿼터(TRQ)와 탄소국경조정제도(CBAM) 등 규제 입법이 새로운 무역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고, 안보·방위 분야에서는 방산 협력, 우크라이나 전쟁·중동 정세 등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공조를 논의했습니다. 또한 기후·재생에너지, 디지털·첨단과학기술 등 유사 입장(like-minded) 파트너로서의 협력 심화와, 규범 기반 국제질서·다자주의·자유무역질서를 재확인했습니다.

한-EU FTA 및 DTA 협정문 원문은 산업통상부 FTA 강국 KOREA 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.  산업통상부 FTA 포털 바로가기


8. 분석 — 이번 회담이 갖는 전략적 의미

첫째, 유럽 순방의 첫 기착지로 벨기에를 선택한 것은 단순한 의전 일정이 아닙니다. 벨기에는 EU 본부 소재지, 나토 본부 소재지, IMEC 보유국, 유미코아·솔베이를 통한 배터리 소재 강국이라는 네 가지 정체성을 모두 갖춘 '유럽의 허브'입니다. 한국이 반도체(IMEC), 배터리(유미코아), 통상(EU), 안보(나토·유엔사) 네 축을 동시에 다루기에 최적의 출발점이라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.

둘째, '전략산업 중심의 협력 확장'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이 명확해졌습니다. 과거 양국 협력이 무역 자유화(FTA) 중심이었다면, 이제는 배터리 소재·에너지·반도체 등 공급망과 미래 기술 영역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습니다.

셋째, 중소기업 MOU와 교육 협약은 '제도적 인프라' 구축입니다. 대기업 중심 협력에 더해 중소기업·스타트업·학계로 협력의 저변을 넓혀 양국 관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입니다.

넷째, 한-EU DTA 서명은 디지털 통상 시대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. 데이터 흐름이 자유로워지면 한국의 IT·콘텐츠·플랫폼 기업이 EU 27개국 시장에 접근하는 비용이 줄어드는 반면, GDPR 등 EU의 엄격한 규제와의 정합성 확보는 새로운 과제로 남습니다.


9. 향후 일정과 전망

이재명 대통령은 벨기에·EU 일정을 마친 뒤 이탈리아 국빈 방문레오 14세 교황 면담, 그리고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참석을 이어갈 예정입니다. 이번 순방은 한국의 새 정부가 유럽 및 G7 주요국과의 관계를 재정비하고, 미·중 사이에서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는 첫 외교 무대라는 점에서 후속 성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.

본 회담의 공식 보도자료 전문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.  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 보기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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